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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속에서 호흡을 다듬는 법

Expedition Journal

추위 속에서 호흡을 다듬는 법

From the Journal of Roland Cheek · Winter Notes

영하의 능선에서 호흡 한 번을 어떻게 들이쉬는가가 그날의 행로를 결정한다. 호흡이 짧아진 사람은 발걸음이 짧아지고, 발걸음이 짧아진 사람은 시야가 좁아진다. 두 번째 원정에서 얻은 호흡의 자료를 정리해 둔다. 자세는 한 번에 익혀지지 않고, 한 시즌이 다른 한 시즌으로 흘러야 비로소 자기 안에 자리잡는다.

코로 들이쉬고 입으로 내쉰다

겨울 산에서 가장 먼저 익히는 자세는 코로 들이쉬고 입으로 내쉬는 호흡이다. 코를 통과한 공기는 비강에서 한 번 데워진 뒤 폐로 들어간다. 입으로 곧장 들이쉰 차가운 공기는 폐의 표면에 충격을 준다. 한국의 한겨울 능선처럼 영하 10도가 넘는 자리에서는 이 단순한 자세 하나가 그날의 체온을 결정한다.

그런데 코 호흡은 운동 강도가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무너진다. 사람은 산소가 부족해지면 입을 벌리게 된다. 그래서 좋은 등산가는 운동 강도 자체를 코 호흡이 유지되는 범위 안으로 조절한다. 한 시간을 70퍼센트의 속도로 걷는 사람과 30분을 100퍼센트로 걷는 사람의 도착 시간은 비슷하다. 그러나 도착 직후의 체온과 호흡은 전혀 다르다.

한 발에 한 호흡

북미의 고산 등산가들이 익히는 자세 중에 한 발에 한 호흡이라는 자세가 있다. 한 발을 옮길 때마다 한 번의 호흡이 떨어진다. 이 박자는 자기 심박수를 일정한 범위에 묶어 두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다. 박자가 흐트러진 사람은 결국 자기 호흡에 끌려가게 된다.

초보자의 호흡

처음 겨울 산에 들어간 사람은 자기 호흡을 의식하지 않는다. 그래서 능선 첫 자리에서 이미 호흡이 무너져 있다. 정상에 닿기 전에 자기 한계가 먼저 온다. 호흡을 의식하는 자세는 본능이 아니라 학습이다. REI의 초보 등산 안내는 호흡 관리를 등산 학습의 가장 앞 자리에 둔다.

숙련자의 호흡

한국의 백두대간을 평생 다닌 등산가들과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한 가지였다. 다들 자기 호흡 박자를 한 가지씩 가지고 있었다. 누구는 두 발에 한 호흡, 누구는 세 발에 두 호흡. 박자는 사람마다 달랐지만, 박자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공통이었다.

호흡과 안전

겨울 능선의 가장 큰 위험은 추위 자체가 아니다. 호흡이 무너지면서 따라오는 판단력 저하다. 호흡이 짧아진 사람은 자기 위치를 정확히 판단하지 못한다. 자기 위치를 잘못 본 사람은 시간 계산을 잘못한다. 시간 계산을 잘못한 사람은 일몰 전에 하산을 마치지 못한다. 이 도미노가 한국의 산림청이 일몰 전 하산을 권고하는 가장 깊은 이유다.

미국의 American Hiking Society도 비슷한 권고를 한다. 10 Essentials 안내에서 가장 먼저 강조되는 것은 자기 한계를 아는 자세다. 자기 한계는 결국 자기 호흡에서 가장 먼저 신호로 나타난다. 호흡이 가빠진 순간이 자기 한계의 첫 번째 표지다.

두 번째 원정의 배움

한국의 두 번째 가을, 영하 5도의 능선에서 나는 코 호흡이 무너지는 순간을 처음 의식했다. 한국 큐레이터가 동행한 자리였다. 그녀는 내 옆에서 더 느린 호흡으로 걷고 있었다. 그 박자를 보면서 나는 내 박자가 한국의 산에 맞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몬타나의 능선보다 한국의 능선이 짧고 가파르다. 같은 속도로 걸으면 한국의 능선에서는 호흡이 먼저 무너진다.

그래서 두 번째 원정에서는 호흡을 의식적으로 절반으로 늦췄다. 한 시간이 두 시간이 되었다. 그러나 도착 자리에서의 체온과 시야는 한 시간 더 빨리 도착했을 때보다 훨씬 안정적이었다. 시간을 늘리는 자세가 결국 더 깊은 자료를 가져다주었다.

이 자세는 두 번째 원정 노트에서 처음 적은 자세와 이어진다. 같은 길을 두 번 걸을 때 사람이 무엇을 다시 배우는가에 관한 자료다. 호흡은 그 다시 배움의 가장 깊은 자리다.

호흡 박자가 무너지면 능선의 풍경이 사라진다. 풍경을 다시 보려면 박자를 먼저 회복해야 한다. 그것이 겨울 산이 가르치는 첫 번째 자세다.

호흡을 흔드는 다섯 가지

겨울 능선에서 호흡을 흔드는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는 너무 두꺼운 옷이다. 땀이 옷 안에 갇히면 호흡이 따라서 가빠진다. 둘째는 빈 위장이다. 출발 두 시간 전에 충분한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은 사람은 능선 중간에 호흡이 무너진다. 셋째는 너무 많은 짐이다. 가방 안에 한 가지가 빠져도 되는 물건이 있다면 그것은 빠져야 한다.

넷째는 동행자와의 속도 차이다. 빠른 사람의 박자에 맞추려는 느린 사람의 호흡이 가장 먼저 무너진다. 좋은 동행자는 가장 느린 사람의 박자에 맞춰 걷는다. 다섯째는 시계를 보지 않는 자세다. 시간 감각을 잃은 사람은 자기 호흡을 의식하지 않는다. 30분마다 한 번씩 시간을 확인하는 자세가 호흡을 지키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다.

한국 능선의 호흡

한국의 산은 짧고 가팔라서 북미의 산보다 호흡을 빠르게 흔든다. 그러나 같은 이유로 한국의 산은 호흡 학습의 가장 좋은 자리이기도 하다. 짧은 시간 안에 자기 호흡의 한계가 드러나기 때문에, 그 한계를 보고 다시 조정하는 학습이 빠르게 이루어진다. 북미의 긴 능선에서는 자기 한계가 드러나기까지 며칠이 걸리는데, 한국의 능선에서는 한 시간 안에 드러난다.

이 한 시간이 한국 큐레이터가 처음 알려 준 한국 등산의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한 시간의 능선이 북미의 여덟 시간 능선과 같은 양의 자료를 준다. 짧지만 깊다. 두 번째 원정에서 이 사실을 호흡으로 체험했다. 호흡은 결국 자료를 받아들이는 그릇이다. 그릇이 작으면 자료도 작아진다.

호흡과 시야

호흡이 무너진 사람의 시야는 자연스럽게 좁아진다. 시야가 좁아지면 능선의 자료가 자기에게 들어오지 않는다. 같은 자리를 걸어도 호흡이 깊은 사람과 얕은 사람의 자료는 다른 자료다. 한 사람은 능선 전체를 보고, 다른 사람은 자기 발끝만 본다. 두 자세 사이의 차이가 호흡 한 박자에서 시작된다.

호흡과 시야의 관계를 처음 의식한 자리는 강원도의 한 능선이었다. 호흡이 깊어지자 능선의 좌우가 동시에 보이기 시작했다. 호흡이 얕았을 때 보이지 않던 골짜기의 깊이가 호흡이 깊어지자 자연스럽게 자기 안에 들어왔다. 시야는 눈의 자료가 아니라 호흡의 자료다.

박자의 자료

좋은 호흡 박자는 한 시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세 시즌의 반복이 필요하다. 첫 시즌에는 박자를 찾는 자세가 자라고, 두 번째 시즌에는 박자를 유지하는 자세가 자라며, 세 번째 시즌에 비로소 박자를 변형하는 자세가 자란다. 박자를 변형할 수 있는 사람만이 어떤 능선에서도 자기 호흡을 유지한다.

한국의 두 번째 가을이 끝났을 때 나는 박자의 두 번째 단계에 막 들어선 자리였다. 세 번째 단계의 자료는 다음 시즌에 자라날 것이다. 호흡의 자료는 시간을 두고 자란다. 한 번에 익혀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 자료의 가장 깊은 특징이다.

추위 속 여자

호흡과 침묵

좋은 호흡은 침묵과 함께 자란다. 자기 호흡을 가장 정확하게 듣는 자리는 침묵의 자리다. 말이 많은 자리에서는 자기 호흡이 자기 말에 가려진다. 한국의 등산가들이 능선에서 자주 침묵하는 자세는 단순한 예의가 아니다. 자기 호흡을 듣는 자세다. 그 자세가 한국 등산 문화의 가장 깊은 자세 중 하나임을 두 번째 가을에 처음 이해했다.

북미에서는 능선에서 친구들과 대화하며 걷는 자세가 더 자연스럽다. 한국에서는 침묵하며 걷는 자세가 더 자연스럽다. 두 자세의 차이가 두 자리의 호흡을 다르게 만든다. 한국 능선에서 한국 자세를 익히는 사람이 결국 자기 호흡을 더 깊이 듣게 된다. 자기 호흡을 듣는 사람이 자기 한계를 가장 빨리 알아챈다.

호흡과 다음 시즌

한 시즌의 호흡 자료는 다음 시즌의 출발이 된다. 첫 시즌에 익힌 박자가 두 번째 시즌의 첫 자세를 결정하고, 두 번째 시즌의 자료가 세 번째 시즌의 호흡을 다듬는다. 자료는 한 시즌에 끝나지 않는다. 매 시즌 다음 시즌의 자료가 함께 자라난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평생 산을 다닐 수 있는 자세를 만든다.

두 번째 한국 가을이 끝났을 때 가장 명확하게 본 자료는 이 자세였다. 한 시즌의 호흡이 다음 시즌으로 흐르고, 그 흐름이 평생의 자료가 된다는 사실. 한 번에 익혀지지 않는 자료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결국 평생 자기 호흡을 다듬는 자세다. 호흡은 끝나지 않는 자료다. 매번 다시 시작하는 자료이고, 매번 다시 익혀지는 자료다. 그 점이 호흡 자료의 가장 깊은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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